하늘에 구름 한 점 없던 지난 토요일,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오전에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살짝 흐린 듯해서 걱정했었는데, 한의원에 들렀다가 올림픽공원에 도착한 12시 즈음에는 햇살도 좋고 덥기까지 했다. 12시 40분에 시작하는 줄리아 하트 공연을 보려고 나름 부지런히 서둘렀는데, 한의원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렸고 표를 받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지산' 때를 생각해서 공연장 앞에 도착하면 금방 표를 받고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GMF는 예매한 표를 모두 현장에서 받는 시스템이라 줄이 엄청났다. 게다가 또 줄이 줄어드는 속도가 어찌나 더딘지. 결국 공연장 밖으로 흘러나오는 줄리아 하트의 노래를 들으며 내 차례를 기다렸다. 드디어 표를 받고, 또 다시 팔찌로 바꿔서 공연장에 입장한 시간이 거의 1시 30분쯤. 다행히 라쎄 린드는 놓치지 않았다.
'음악과 휴식이 함께하는 피크닉'이라는 GMF의 컨셉도 그렇고 10월, 가을이라는 계절 영향도 있어서 흥겨운 밴드 공연보다 잔잔한 공연을 더 찾아 다녔다. 라쎄린드를 시작으로 푸디토리움을 보고 검정치마를 지나 스위트피, 한희정, 장윤주까지. 이후에도 몇몇 공연이 더 있었지만 썩 끌리지 않아서 조금 일찍 그곳을 떴다.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춥기도 했고, 이날 체조경기장에서 '미스터 빅' 공연도 있었기에 집에 갈 일이 걱정되기도 해서 일찍 마무리! 그래서 공연을 많이 못 봤지만, 나름 보고 싶었던 공연은 다 봤으니 만족.
여기서 나만의 베스트 3를 꼽자면 일단 '내 맘대로 헤드라이너', Best 1으로는 '푸디토리움'을 선정했다. 물론 내한해준 '라쎄 린드'가 서운해할지도 모르지만 뉴욕에서 날아 온 '푸디토리움'도 국내 출연자들 중 유일한 내한 공연 팀이니까. ㅎㅎ '푸디토리움'은 '푸딩'이라는 팝재즈밴드 리더 '김정범'의 솔로 프로젝트 활동명. 처음 '푸디토리움'을 알게 된 건 낯선 언어로 부르지만 그 느낌은 전혀 낯설지 않았던 'Viajante'라는 곡이었다. 사실 이번 공연에서 실제 보컬을 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브라질에서 날아올 수 없었다고. 그래서 '가족용 버전'이라고 말하는 허밍 버전으로 'Viajante'를 들려줬다. 피아노, 기타, 드럼, 첼로, 트럼펫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악기들의 하모니. 서로 눈을 맞추며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모습에서 '교감'이라는 단어를 새삼 생각하게 됐다. 올림픽 공원 내의 호숫가에 마련된 무대와도 너무 잘 어울리고, 가을이라는 계절과도 환상의 조화를 이루던 푸디토리움은 GMF의 베스트!
그 다음으로는 '라쎄 린드' 에게 2위를 주겠다. 워낙 자주 내한해서 '흔한 뮤지션'으로 전락해버린 '라쎄 린드'지만 실제로 공연을 본 건 처음! 참 중년스럽게 생겼다. ^^;; 관중의 분위기를 이끌며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지만, '라쎄 린드'를 2위로 정한 건 전반적으로 살짝 아쉬움이 느껴졌기 때문에~. 앨범과 달리 즉흥적인 감정을 섞어 부른 건 좋은데, 목소리가 종종 꺾이더라. 그런 모습이 본인도 민망한지 노래 부르다 자연스럽게 웃기도 하고. '라쎄 린드'의 목소리도 노래도 좋아하지만 처음으로 본 공연인데 왠지 아쉬움이 크다. 50분이라는 시간도 너무 짧았고. 어쨌든 마지막으로 부른 국민OST C'mon Through는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군. 자주 온다니까, 다음 공연을 살짝 기대해본다. 그때는 내가 좋아하는 곡들도 좀 불러주~~
마지막으로 Best 3는 가수 '장윤주'. 그녀가 처음 앨범을 냈을 때 별 기대감 없이 들었었는데 느낌이 좋았다. 게다가 전곡 작사, 작곡이라니. 이번 공연에서도 직접 피아노도 치고 기타도 치며 노래하는데 담백하게 잘하더라. 노래하는 장윤주도 모델 장윤주만큼 매력적이었다. 사실 '앨리스 인 네버랜드' 공연을 봤더라면 장윤주가 3위 밖으로 밀렸을 수도. 그런데 '라쎄 린드'와 같은 시간에 공연한 '앨리스 인 네버랜드'를 놓쳤기 때문에 3위 진입!
그 다음으로 아깝게 4위를 차지한 스위트피는 너무 멀리서 들어서 그런지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메인 무대인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에서 공연했는데, 오히려 푸디토리움과 장윤주가 공연했던 '러빙 포레스트 가든'이 더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다. 팬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었으려나. 암튼 그래서 4위!
그 외에 검정치마는 펜싱 경기장에 마련된 '클럽 미드나잇 선셋'이라는 나이트 클럽 분위기의 무대에서 공연을 했는데, 몇 곡 못 들었으니 열외. 그런데 정말 관객이 엄청났다. 얘네들 인기가 이렇게 많아졌구나.
마지막으로 한희정. 이름이 낯이 익길래, 게다가 가을 밤과 잘 어울릴 거 같아서 공연을 봤는데 참 내 스타일 아니더라.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꽤 하는 거 같은데 느낌이 안 온다. 공연을 진행하는 스타일이나 말투가 남자팬들이 많은 이유을 알듯한. ㅎㅎ 같은 여자라서 그런 스타일이 별로인 건가 싶기도 한데, 역시 내 스타일은 담백한 느낌의 장윤주!
결론. 몇몇 공연은 좋았지만 GMF는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내년 라인업이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음악과 휴식이 함께 있는 피크닉'이라는 컨셉은 참 좋은데, 그냥 앞으로 1일권 금액으로 보고 싶은 공연 하나 보고 다른 데로 피크닉 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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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10. 24. Grand Mint Fastival (12) 200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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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마지막 말은 공연 기획자가 봤으면 가슴아플 말이네요. 다들 주말을 아주 알차게 보내셨네.
^^;; 취향의 차이인 거 같아요. 싫었던 건 아닌데 지산 때만큼 매력적이지 않았거든요. ㅎㅎㅎ
통통 스타일 아니라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ㅋㅋ
문화생활하는 통통이 부럽소~~~오오
애교작렬이고 좀 어린사람들에게 말하는 말투였달까.. ㅎㅎ 암튼 내 스타일이 아닐 뿐, 좋아하는 사람들 많겠더라구요. ㅎㅎㅎ
오호 다녀오셨군요. 그래도 이거 관객 4만 명 넘었다고 기사 났던데.. 장소가 좋아서 그런 건가? 검정치마는 미쿡 간다더니 안 끼는 데가 없고 ㅋㅋㅋㅋ
그러게요. 그렇게 많이 온 줄 몰랐어요~ 장소는 좋았어요. 가을 느낌 물씬~~ 검정치마!! 진짜 안 나오는데가 없어요. 조만간 또 무슨 콘서트 하던데 ㅎㅎ 그래도 인기 완전 좋더라구요. ^^
푸디토리움을 설명하는 문구가 저에겐 왠지 좀 웃겨요. (죄송)
민트 페스티벌 컨셉은 좋은데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무래도 취향이 좁은 건가 싶기도 해요.
(미트 페스티벌이라고 오타났었는데 어쩜 오타도 그렇게... 통통님 블로그라 그런가?ㅎ)
ㅎㅎ 다시 읽어보니 웃겨요. 조사 남발~ '푸딩'의 리던인 '김정범'의... ^^;; 급하게 쓰느라~ 미트 페스티벌은 제가 그렇게 오타냈다는 줄 알고 한참 찾았어요. 어디였더라.. 하면서 ㅋㅋ 이곳에 오면 모두 고기를 생각하게 되는? 그런데 진짜 미트 페스티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꼭 갈테야!! ㅎㅎㅎㅎ
'GMF는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ㅋㅋㅋㅋ 아무래도 이건 도심에서 하는 페스티벌이라 그런지 지산이나 펜타처럼 어쩐지 음악 속에서 자연 속에서 '해방'된 느낌이나 일상 탈출, 이런 느낌이 덜한 것도 한 몫 하는 듯. 일단 나오는 아티스트도 너무 다양(?)해서 나로서는 좋아하지 않는 아티스트도 너무 많이 오고. 암튼 그래~ 서울에서 열리니까 사람은 많이 모이는 거 같은데... 그 뭐랄까 어중이 떠중이 다오는 듯한;; 분위기도 별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페스티벌의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은 듯해서 정말 취향에 따라 GMF에 대한 생각은 다르겠더라구요. 서울이어도 잔디밭에서 음악 듣고 주변에 자연 풍경이 있는 것 괜찮던데요~ 암튼 내년 라인업이 어찌 되는지에 따라서 ㅎㅎㅎ
그랜드민트는 작년 라이업이 최고였던거 같아.
올해 가보고 싶었는데 어찌하다보니 못 갔다. 쩝...
그랜드민트 말고 내년에 지산 함 가봐. 신난다규~ ^^ 2박 3일이 정신 없이 지나가더라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