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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한 대화 (9) 2009/03/18

이상한 대화

from 소소한 일상 2009/03/18 22:14

그럴 때가 있다. 정작 하고 싶은 말, 물어 보고 싶은 질문은 따로 있는데, 차마 그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아서 계속 다른 이야기만 하는 거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A와 이야기를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B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그런데 과거 어떤 사건 때문에 B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A와 나 사이에 생긴 불문율 같은 거다. 그래서 나는 문득 B의 안부가 궁금하면서도 물어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안부만 묻는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왠지 참 답답하다.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 채 겉으로만 빙글빙글 돌고 있기 때문이다. 난 그런 내가 참 싫을 때가 있다. 첫째, 어떤 사건 때문에 소원해진 B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것부터가 싫다. 그냥, 그렇게 소원해져서 이제는 남과 같은 사이가 되었다면 궁금해하지 않아도 좋지 않은가. 그런데 왜 궁금해하느냔 말이다. 둘째, 궁금하다면 그냥 쿨(?)하게 '요즘 B는 어떻게 지낸데?'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싫다. 쿨하다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정말 궁금하다면 아무렇지 않은 듯 물어볼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결국에는 첫 번째 이유 때문에 두 번째 행동을 하지 못하는 거다. 오늘도 난 그런 대화를 나눴다. 어쩌면 빙글빙글 이야기를 돌리는 나를 보고 A는 알았을지도 모른다. '너 지금 B의 안부가 궁금하구나...' 알면서 그냥 마지막까지도 먼저 이야기하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B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그건 마치 불문율 같은 거니까.


괜히,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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