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만큼, 나잇살과 함께 늘어난 것이 있다면 바로 고민거리. 특히 결혼과 출산 등 변화의 전환점에 있어서는 크고 작은 고민들로 머리가 아프다. 나에게는 곧 태어날 덕만이와 함께하는 새로운 생활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 바로 그렇다.
가장 먼저 찾아 온 고민은 모든 맞벌이 부부의 지상과제인 육아! 다행히 출산휴가 3개월은 제대로 챙겨 쉴 수 있을 거 같은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시어머니는 현재 6살, 4살 조카 둘을 봐주고 계신 상황. 6살 조카는 유치원을 다니고, 4살 조카는 놀이방에 다니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지만, 사내아이 둘을 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런데 덕만이까지 덥석 안겨드리자니 죄송한 마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친정 엄마는? 큰 벌이는 아니지만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계신데다, 종종 몸 이곳저곳이 안 좋다는 말을 자주 하시니 역시 덥석 안겨드리기 죄송하다. 그렇다고 100일도 안 지난 아이를 놀이방에 보내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회사를 그만두고 내 자식 내가 키우면 된다고 결정내리면 쉽겠지만 당장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니, 두 분 모두에게 죄송하긴 하지만 어느 한 분께는 부탁드려야 하는 상황. 결국 쉽게 내려진 결정은 아니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덕만이를 위해 시어머니가 조금 더 희생을 하기로 하셨다.
생각해보면 정말 부모님 입장에서는 희생이다. 자식들 다 키워놓고 노년을 즐겨야 할 때에 이제는 손주들을 돌봐야 하니까. 외벌이로 자식을 잘 키울 수 없는 시대 탓을 해보다가도, 결국 내 욕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좋은 걸 먹이고 싶고, 좋은 걸 입히고 싶고, 배우고 싶다는 건 다 가르쳐주고 싶기도 하고... 그렇게 형편에 맞춰 사는 게 아니라, 살고 싶은 기준에 맞춰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외벌이로는 쉽지 않은 거다. 꼭 살고 싶은 기준에 맞춰서가 아니더라도,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어쩔 수 없이 늘어나는 지출 때문에 수입이 반으로 줄 경우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그러니 결국 죄송한 일인 줄 알면서도 부모님들의 희생에 기댈 수밖에...
어렵사리 시어머니가 덕만이를 봐주시는 것으로 육아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이사 문제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어떤 사람들의 경우 주중에는 시댁이나 친정에서 계속 아이를 돌봐주고 주말에만 데려오기도 하던데, 추군과 나는 절대 이렇게는 하지 말자고 했다. 일단 밤까지 아이를 봐야하는 건 시어머니가 힘들고 피곤한 일이기도 하고, 부모가 된 우리도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해야 하니까. 결국 출근하면서 덕만이를 시댁에 데려다놓고, 퇴근하면서 덕만이를 데려와야 하는데, 지금 우리집과 시댁은 매일 그 일을 반복하기 쉽지 않은 거리. 어른인 나 혼자 출퇴근길에 들른다 생각해도 피곤한데, 100일 된 덕만이는 오죽할까. 그러니 시댁 근처로 이사를 해야 하는 거다.
이사를 결심하고 보니 재계약한 지 8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에 복비도 물어줘야 하고, 지금 살고 있는 후암동보다 시댁이 있는 상도동이 전세가 더 비싸서 금전적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배는 점점 불러오는데 집 보러 다녀야지 이사한 후 짐 정리도 해야지, 이런 저런 생각 때문에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아~ 어른이 되는 일은 정말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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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렇게 어른이 되가고있는 우리 통님!!
힘내세요 ㅎㅎ
어른이 되긴 하는 거겠죠? 그래도 철들려면 먼 거 같아요~ 어흑
자~ 훈님은 어서 퐐로우미~~ ^^
허이고.. 정말 시어머니 너무 안쓰러운 걸;; 와우.. 다 늙으셔서 무슨 고생이라니;;; =_=
정말 '외벌이로 자식을 잘 키울 수 없는 시대'라고 하지만.. 그 '잘'이 어떤 '잘'인지는 곰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듯. 내가 자식을 낳을 입장이 아니라 말을 쉽게 하는 걸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에 아이를 잘 키운다는 건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잘 놀아주고 애정을 쏟아주는 시간이 많은 걸 의미하는 것 같은데.. 요즘 한국에서 '잘 키운다'는 의미는 남한테 뒤지지 않게 아이에게 돈을 많이 쓰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그저 씁쓸하구나~
앗 동시 댓글 ㅎㅎ
나도 말했지만, 결국엔 우리(나와 추군)의 욕심인 거 같아요. 마음은 덕만이를 직접 키우고 싶은데, 남한테 뒤지지 않게 돈을 많이 쓰지 않더라도 현재의 추군 외벌이만으로는 쉽지 않겠더라구요. 이래저래 고민의 나날~ 흐흐
애물단지 뒤에도 포스팅이 있다는 키드니 제보 받고 왔어요. ㅎ
아 정말 어렵군요.. 그래도 시어머니가 봐주시기로 했다니 다행이긴 한데 시어머니도 참 안되셨네요; 애 셋을;;
엄마가 하는 말이, 엄마 세대가 제일 불쌍하다고, 시집살이는 시집살이대로 하고 애들 다 키우고 거기다 또 손주까지 봐줘야 한다고 하는데 맞는 말 같아요. =_=
이사 문제 잘 해결되길!
맞아요~ 우리 엄마 세대가 제일 불쌍한 거 같아요. 근데 나중에 내 자식이 부탁을 해도 또 거절하지 못할 거 같고~ 가능한 빨리 어떤 결단을 내리든 방법을 찾아서 덕만이를 직접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부모가 번갈아 가며 일을 하면 좋을텐데. 이런 제안을 해 봤자 현실성이 거의 없죠. 흑. 아이고. 귀찮은 일들 잘 해결되길 바라요.
부모가 번갈아 가며 아이를 보면 정말 좋을텐데~ 근데 주변을 봐도 그렇고, 늘 육아 걱정하는 건 엄마쪽인 거 같아요. 하던 일을 그만 두는 것도 반기지 않으면서 고민하는 건 또 귀찮아 하는 남자들! 일과 육아의 병행 또는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엄마의 일생~
육아휴직 기간이 너무 짧은 것 같아요. 남편과 번갈아 육아 휴직 1년 씩만 쓸 수 있어도 놀이방 보내고 복귀 할 수 있을텐데. 이러면서 무조건 국가를 위해 애를 낳으라고 말하는거 너무 웃겨요.
정말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좀 만들고 출산장려했으면 좋겠어요. 그저 낳기만 하면 끝이 아닌 것을!! 청계천 1년 유지비용이 80억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얘기 듣는데 화가 버럭! 정부에서 제발 좀 돈을 좀 현명하게 잘 쓰면 좋겠어요. 쳇!
1년씩 쓰는 육아휴직은 무급 아닌가.. 그럼 외벌이나 마찬가지이니 결국 할머니들이 육아를 떠맡는 게 보통이겠죠. 할머니들도 불쌍하시고, 아이 떼어놓아야 하는 부모들도 불쌍하고, 아이도 불쌍하고...
정말 머리아픈 일 많으시겠어요. 이사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던데!
그래도 덕만이 건강을 생각해서 살살 쉬엄쉬엄 잘 골라보시길..
1년은 무급이더라구요. 외벌이나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이후에 복직이 100% 가능하다면 쉬고 싶어요. 그런데 1년 후 복직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다들 망설이게 되는 거죠.
집을 알아보는데도, 둘이 살 게 아니라서 더 고민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그나저나 봄은 왜 이리 더디오는지~ 빨리 봄이 와서 좀 따뜻한 날씨에 움직이고 싶어요. ^^;
살다보니 고민할 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거라고 하지만 말은 쉽지, 에혀~